나는 관계가 어렵다. 모든 인연을 이어나갈 수 없는 것은 알면서도 한 줌의 미련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내 협탁에 놓여있는 무수한 편지들 속 하나씩 껴있는, 시간이 더 흐르지 않고 유일하게 멈춰 있는 몇몇 편지들 때문일 것이다.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 우리는 꼭 계속 연락하자는 말, 너와 나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나열된 글들. 지켜...
매번 실패할 걸 알면서도 하는 다짐이 있다. 그 아무도 미워하지 않기. 작년 여름에 인간관계에 크게 데이고 잡았던 마음가짐이다. 기억력이 좋지 못한 나는 아직도 그 날밤 통화를 잊지 못하고, 그 목소리에 미련이 있으며, 아직까지 꿈에서는 그 애를 찾는다. 편지에 꾹꾹 눌린 펜 자국 속에 손가락을 걸고 했던 약속의 잔상들이 남아있다. 커지는 오해는 종잡을 수...
내 첫 향수는 세 번 쓰고 버려졌다. 아껴서 쓴다며 방치하다가 결국 변향이 된 탓이었다. 쓸 수 있을 때 마음껏 쓸 걸 그랬다며 익숙한 후회를 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받았던 사탕과 빼빼로, 좋아했던 가수가 건네줬던 호두과자, 졸업식 꽃다발에 껴있던 초콜릿 같은 것들. 조금이라도 의미가 남으면 손을 못 댔다. 미련이 진득히도 남아, 높은 온도에 녹아버린 사...
나는 생각이 많다 정확하게 말하면 잡생각이 많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 이걸 내가 전에 썼었던가 그걸 아는데도 나는 왜 완벽하고 싶을까 끝끝내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건 나는 힘들면 항상 손을 뻗는다 지금 이런 상황이야 너의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해 나는 나이기에 관대하니까 너는 그래도 내가 아니니까 이런 나는 누군가에겐 미성숙한 사람이겠지 기쁨을 나누...
나는 탄산음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예 안 먹는 건 아니고 최대한 피하는 편이다. 얼마 전까지는 패스트푸드는 무조건 콜라랑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물이랑도 아주 잘 먹고 있다. 친구들이랑 세트 메뉴를 먹을 때에 에이드가 딸려온다며 친구들이 별 생각이 없는 내 눈치를 본다는 것 말고는 딱히 단점이 없는 것 같다. SNS에서 탄산...
집에만 있는 지금을 기회 삼아 물을 많이 마시는 버릇을 들이기 위해서 홍초를 사 왔다. 화장실을 자주 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물을 잘 안 마시고 살았는데, 어차피 요즘에는 집에만 있으니 굳이 상관이 없을 것 같았다. 귀찮음을 기회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김에 스트레칭도 좀 해주고 다른 것들에 눈 돌릴 기회를 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영양제는 그냥 엄마가...
오늘도 또래 상담반 시절의 이야기다. 어쩌다 보니 또래 상담에 관한 이야기를 삼 일째 하고 있다. 그만큼 내 인생에 중요한 터닝포인트라 그냥 넘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쓰게 되는 것 같다. 또래 상담반에서는 비록 원하던 것을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더 값진 것을 배워왔다. 덕분에 또래 상담반 가입이 내 인생에서 손꼽히는 옳은 선택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또래 상담사 교육을 받았다. 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의 그 조그마한 애들이 고민이 어찌나 많았는지, 몸이 작다고 해서 결코 고민의 크기가 작지는 못했다. 나는 당시 친구들에게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 친구들은 괜찮다며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했지...
고등학교를 집에서 멀리 다녔다. 아는 사람은 세 명, 그중 친한 사람은 하나였다. 집이랑 먼 학교, 심지어 남녀공학. 초등학교 친구들과 다 같이 올라온 여중에서 탈 없이 지내왔던 나는 앞으로의 날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처음 반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1학년 새 학기가 그렇듯 교실에는 익숙한 적막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딱 싫어하는 분위기. 계속 이곳...
어제는 배달로 떡볶이를 시켜 먹었다가 잔뜩 후회를 했다. 그 떡볶이집에서의 배달은 처음이었는데 직접 가서 먹는 거랑 맛이 꽤 달랐다. 차라리 엄마가 좋아하는 피자를 시킬걸. 물론 배달을 시켜 먹는 것과 홀에서 먹는 것이 같을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배달료 4,000원이 아깝게 느껴져서인지 아쉬운 마음이 컸다. 떡볶이는 나에게 좋아하는 음식은 뭐냐는 질...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 모든 사람은 비슷한듯해도 모두 다르며, 맞지 않는듯한 사람에게도 꼭 배워올 점은 있다는 것.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누구라고 해도 흥미가 생긴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신기하게도 잠깐 대화하는 그 10분 동안에도 그 사람이 어느 정도 보인다. 당연히 짧은 시간이니만큼 정확도는 떨어지겠지만 누군...
어젯밤에 방이 너무 더워서 잠시 환기를 시킬 겸 창문을 열어놨다가 까먹고 그대로 잠에 들어버렸다. 그냥 또 창문 닫는 걸 까먹었네, 지금 닫으면 되지. 하고 가볍게 넘기기에는 몸 상태가 그러지 못했다. 오늘도 재채기를 하며 잠에서 깼다. 코는 다 막혔는데 콧물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일어나서 거울을 보니 꼴이 아주 가관이었다. 눈까지 심하게 부어서 쌍꺼...
-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