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년 만에 할머니를 뵙고 왔다. 나는 그리 긴 시간이 흐른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할머니의 얼굴에서 지나간 세월이 보였다. 이래서 사람들이 세월 보고 야속하다고들 하는구나 싶었다. 3년간 발길을 끊은 데에는 이유와 다짐이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며 평생 할머니 얼굴을 보지 않겠다는 그 다짐이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지금 이렇게 보내고 있는...
조급해하지 않기 굳이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려 노력하지 않기 대신 남들은 이해하고 사랑하려 노력하기 기대가 늘 맞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기 -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는 말이 있다. 꼭 초봄에 필 필요는 없으니 고개를 들고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는 말. 나도 모르게 남들과 나를 비교하게 될 때마다 자책을 멈춰줬던 말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비교...
나는 평소 그냥 넘어갈 법한 날들을 챙기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복날에는 닭을, 발렌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빼빼로데이에는 빼빼로, 삼겹살 데이에는 삼겹살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꼭 한다. 이처럼 기념일을 챙길 때 누군가에게 받는 것보다는 주거나 혼자 사 먹으면서 더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매달 14일을 기념으로 정해 해당하는 선물을 주고받는 날을 포틴데이...
내 꿈은 그 당시 나의 무의식을 조금씩 나타낸다. 직접 생각했던 것들이나 나도 모르게 신경을 쓰게 되는 것들이 조금씩 변형되어서 꿈에 나온다. 신기하게도 꿈에서 마주한 고민들에서 뜻밖의 해답을 찾기도 한다. 꿈은 하루의 시작을 좌우한다. 애써 회피하던 것들이 꿈에 그대로 나온 날에는 하루를 통째로 날린다. 허상인 걸 알면서도 괜히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
무언가에 열정이 식을 때마다 한 번씩 다가오는 허무함은 새로운 무언가를 찾겠다는 의지마저 동내버린다. 동난 의지는 겁에 쌓여 제힘으로 일어나지를 못한다. 그 겁은 같은 끝을 보기가 두려워서, 같은 길을 걷진 않을까 하는 불안함에서 생긴다. 처음은 부정. 그 끈을 꾸역꾸역 잡고 있으면서도 이미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끝이 아닐 ...
입이 크게 안 벌어진다는 이유로 병원에 다녀왔다. 5월부터 그랬으니 익숙하기도 하고 아예 안 벌어지는 것도 아니니 평소 큰 불편함도 없고 해서 그냥저냥 살아오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지 겁이 확 나서 곧바로 예약을 잡았다. 1년 만에 같은 이유로 찾은 병원이였다. 1년 전에는 한 번씩 입 벌리는 것이 힘들고 억지로 벌리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에 대해 소중함을 알려면 그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시간도 필요하다. 최근에 접한 말인데 왠지 모를 힘을 얻어서 요 며칠 힘들었다는 친구에게도 똑같이 전해줬던 말이다. 우리는 아마 지금 딱 멀어지는 중일 거라고, 거리가 생기면서 작게 보여 불안한 거라고 말이다.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니 우리는 용기 ...
토요일에 자격증 시험을 보고 나서 이틀간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쓰러져만 있었다. 그 간단한 시험 하나 본 걸로 왜 이리 힘이 빠지는지, 내내 최소한의 생각만 하며 잠만 잤다. 사실 에너지를 다 써버릴 만큼 준비를 열심히 한 건 아니다. 붙을 거란 확신에 설렁설렁 준비했고, 시험을 잘 치지도 못했다. 허무했다. 중간에 일이 있었긴 했지만 애초에 준비를 잘...
취향(趣向) 1.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나는 뜬금없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는 것을 즐겨한다. 분명 이미 알고 있으니 쓰는 말일 텐데도 막상 마주하면 새삼 다르다. 늘 정의가 어려운 나에게 짧게라도 방향을 정해주는 것만 같아서 좋다. 원래 이번 글쓰기에서 쓰여질 모든 글에도 하나씩 골라서 앞쪽에 표시해둘 목적이었는데, 너무 ...
11월이 다가오고 있다. 뜬금없이 나오는 선물 얘기라던가 급하게 채워지는 캘린더를 보고 있자면 곧 생일이라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생일 전에 필수로 거치는 관문인 무엇을 가지고 싶냐는 질문은 항상 어렵다. 일단 나는 내 취향을 아직도 잘 모르겠기도 하고 당장 필요한 것은 성격이 급한 탓에 바로바로 사서 쓰는 편이라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때문에 매번 ...
한 사람의 우울한 모습이 주로 미디어에 비쳤을 때, 이 사람은 남들보다 행복이 덜한 사람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매일이 행복하지 않은 사람일까? 후에 조금이라도 그 사람이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목격됐을 때, 그동안의 모습이 컨셉질이라고 선동하는 사람들을 봤다. 자신이 알던 모습과는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그 전 모습들이 통째로 거짓으로 취...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사는 동시에 나에겐 별로 달갑지 않게 다가오는 말이다. 나의 생각은 다르다. 애초에 변할 마음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변화하는 사람이 몇 없는 거라 생각한다. 다수는 대부분 소수를 이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본인의 의지대로 변할 수 있었으면 한다. 물론 쉽지 않을 거다. 지금의 나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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